천안삼성스마트신경과

DIZZINESS CLINIC

전정편두통

전정편두통

“두통은 없는데 자꾸 어지럽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이 부족한 날, 갑자기 세상이 흔들리는 느낌이 옵니다. 어지러울 때 빛이 유난히 눈부시고 소리가 거슬리며, 가끔은 두통이 함께 오기도 합니다. 몇 시간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집니다.

이석증 검사도 음성, MRI도 정상. 그런데 한 달에 두세 번씩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편두통이 두통이 아니라 어지럼증으로 나타난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이를 전정편두통이라고 합니다.

편두통과 어지럼증이 겹치는 자리

전정편두통은 어지럼증 원인의 약 10%를 차지하며, 여성에게 2~3배 흔합니다. 편두통 병력이 있는 분이 어지럼증을 반복해서 겪는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 볼 진단입니다.

문제는 놓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진단까지 평균 5~8년이 걸린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입니다.

전정편두통이 늦게 진단되는 이유

  1. 절반 가까이는 두통 없이 어지럼증만 나타납니다 — 두통이 없으니 편두통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2. 어지럼의 양상이 다양합니다(빙빙 도는 느낌 · 흔들림 · 붕 뜨는 느낌)
  3. 발작 사이에는 완전히 정상입니다
  4. MRI · 청력검사 등 일반 검사에서 이상이 나오지 않습니다
  5. 메니에르병과 증상이 겹칩니다

메니에르병과 무엇이 다른가

가장 헷갈리는 두 질환입니다. 진료에서는 다음을 기준으로 구분합니다.

전정편두통 메니에르병
어지럼 지속 5분 ~ 72시간 20분 ~ 12시간
청력 저하 있어도 변동적 항상 동반(저주파)
이명 있을 수 있으나 비특이적 특징적인 저음 이명
두통 절반 이상에서 동반 드묾
빛 · 소리 예민 흔함 드묾
편두통 병력 진단에 필수 관계없음

두 질환이 동시에 있을 수도 있어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어떻게 진단하나요

국제 학회의 합의 기준을 사용합니다. 핵심은 세 가지가 모두 맞아떨어지는지입니다.

  • 반복되는 어지럼 발작 — 중등도 이상의 어지럼이 5분에서 72시간 사이로, 5회 이상
  • 편두통 병력 — 현재 또는 과거에 편두통이 있었을 것
  • 발작의 절반 이상에서 편두통 특징 동반 — 두통, 빛 예민, 소리 예민, 시각 조짐 중 하나 이상

여기에 더해 메니에르병 등 다른 질환으로 설명되지 않아야 합니다. 어지럼 일기를 써 오시면 진단이 훨씬 빨라집니다.

치료는 ’예방’이 핵심입니다

발작이 왔을 때 끊는 것보다, 발작 자체를 줄이는 것이 치료의 중심입니다.

생활습관 — 기본이자 가장 중요합니다

  • 규칙적인 수면 — 가장 강력한 유발 인자입니다
  • 카페인은 일정하게 — 갑자기 끊으면 오히려 유발됩니다
  • 공복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식사
  • 스트레스 관리 — 긴장이 풀린 직후에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유발 음식은 사람마다 달라 일기로 찾아야 합니다

예방 약물 — 한 달에 두 번 이상 발작이 있다면

베타차단제, 항경련제, 삼환계 항우울제, 칼슘통로차단제 등을 상태에 맞춰 선택합니다. 불면이 함께 있는지, 자율신경 증상이 있는지에 따라 고르는 약이 달라집니다.

예방약은 효과 판정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최소 3~6개월 꾸준히 쓴 뒤 호전되면 감량을 검토합니다.

발작이 왔을 때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눈을 감고 안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약으로는 편두통 급성기 치료제를 발작 초기에 쓰고, 구역·구토가 심하면 전정억제제를 짧게 사용합니다.

다만 진통제를 한 달에 10회 이상 쓰면 약물과용두통 위험이 있어 반드시 상의가 필요합니다.

뇌파로 본 전정편두통

전정편두통에서 어지럼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뇌가 자극에 지나치게 예민해진 상태가 있습니다. 빛과 소리가 거슬리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저희는 이 상태를 정량뇌파로 확인합니다. 뇌가 과민해지면 빠른 파동인 고베타가 늘어납니다.

정량뇌파 고베타 이상 전극 수 비교 — 정상 대조군 2개, 전정편두통 7개, PPPD 16개로 순서대로 높아집니다
저희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정상 86명·전정편두통 67명·PPPD 163명을 같은 방식으로 검사해 비교했습니다.

전정편두통은 정상과 PPPD의 중간에 있었습니다. 뇌가 예민해져 있는 것은 맞지만, PPPD만큼 높지는 않습니다.

이 차이는 두 질환의 성격 차이로 설명됩니다. 전정편두통은 발작이 왔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병이고, PPPD는 그 예민한 상태가 하루 종일 이어지는 병입니다.

여기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점이 나옵니다. 뇌가 예민해진 상태를 낮추는 치료가 두 질환 모두에 쓰인다는 것입니다. 편두통 예방약이 PPPD에도 효과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이 검사만으로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전정편두통 진단은 어디까지나 증상과 병력으로 내리고, 뇌파는 뇌의 과민한 정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함께 확인하는 참고 자료입니다.

Kim SJ 외. High beta activity tracks disease state in persistent postural-perceptual dizziness: A longitudinal quantitative EEG study. Journal of Vestibular Research. doi:10.1177/09574271261471781

PPPD와는 어떻게 다른가

만성 어지럼증에는 두 개의 축이 있습니다. 전정편두통과 PPPD입니다. 두 질환은 증상이 나타나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전정편두통 PPPD
증상 패턴 발작이 왔다가 사라집니다 하루 종일 이어집니다
주된 유발 스트레스·수면 부족·음식 서 있거나 걷기·복잡한 시각 환경
두통 절반 이상에서 동반 대개 없음
빛·소리 예민 흔합니다 드뭅니다
편두통 병력 진단에 필요합니다 관계없습니다

다만 두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전정편두통은 PPPD를 촉발하는 대표적인 선행 요인이기도 합니다. 발작이 반복되는 사이 뇌가 균형에 과도하게 예민해지면, 발작이 없는 날에도 어지럼이 남는 상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작을 줄이는 치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작 자체를 조절하는 일이 만성화를 막는 일이기도 합니다.

진료 전에 정리해 오시면 좋습니다

전정편두통은 검사가 아니라 이야기로 진단하는 병입니다. 다음을 메모해 오시면 진단이 훨씬 빨라집니다.

진료 전 체크리스트

  1. 어지럼이 언제 시작되었고, 한 번에 얼마나 오래 가나요
  2. 한 달에 몇 번 있나요
  3. 어떤 상황에서 시작되나요 — 수면 부족, 스트레스, 생리 주기, 특정 음식
  4. 어지러울 때 두통이 함께 오나요
  5. 어지러울 때 빛이 눈부시거나 소리가 거슬리나요
  6. 편두통 진단을 받은 적이 있나요 — 가족 중에는 있나요
  7. 지금 드시는 약, 지금까지 받은 검사 결과

특히 다섯 번째 항목을 놓치는 분이 많습니다. 어지러울 때 불을 끄고 싶거나 조용한 곳을 찾게 된다면, 그것 자체가 편두통의 특징입니다.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것

전정편두통은 두통이 없어도 편두통입니다. 그래서 어지럼증으로만 병원을 다니면 오래 헤매게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름만 붙으면 편두통 치료로 좋아지는 어지럼증입니다. 진료에서는 발작의 지속 시간과 동반 증상, 편두통 병력을 확인해 다른 어지럼증과 감별하고 예방 치료를 계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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